2024. 8. 25. 18:57ㆍ리뷰
줄거리
시작은 SF장르인가 싶었다. 우주선에서 두 명의 우주인이 임무를 수행중이다. 그리고 그들은 임무를 마치고 작은 챔버같은 곳에서 동기화를 한다. 그러면 지상에 있는 그의 복제품(레플리카)가 대신 활동을 한다. 일종의 원격 조종 같은 느낌인데 모든 감각을 레플리카를 통해 느낄 수 있다. 데이비드는 행복한 가정에서 그의 아내와 자식들과 평화롭게 보내고 있다가 집에 강도가 나타난다. 그 강도들은 이 레플리카에 적개심을 드러내며 왜 인간이 아닌데 인간인 척을 하냐고 추궁한다. 그리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만다. 데이비드의 레플리카가 보는 앞에서 일가족을 몰살한 후 데이비드도 처분해 버린 것이다. 이에 심한 충격을 받은 데이비드는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패닉 및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이에 같이 있는 동료 클리프도 덩달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큰 충격을 받으면 사람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다니는 시체와도 같은 느낌이다. 이윽고 클리프는 데이비드에게 자신의 레플리카를 대신 사용해 평온한 지구에서 기분 전환을 하라고 허락해 준다. 다만 다가올 불행을 모른채.
데이비드는 지구 상에 있는 클리프의 집에서 그리고 그 주변에 평화로운 마을에서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보듬는다. 말 한마디도 안하던 그는 클리프의 아내 라나와도 말을 섞어보고, 외딴 곳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던 그는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유화에 재능이 있는 그는 클리프의 집을 배경으로 그리게 재료도 구해다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렇게 보내던 어느날 데이비드에게 나쁜 마음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잃은 그에게 라나 또한 마음에 텅빈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흔히 사랑을 충만하게 받고 구김살 없는 그런 모습이 아닌 깊은 외로움 말이다. 그래서 동료이자 친구의 아내에게 섣불리 다가가다가, 그녀에게 제지 당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동료에게 들키고 만다.
감상평
이후에 나오는 내용은 어쩌면 강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줄인다. 나는 이 에피소드를 보고 한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느끼게 되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먼 훗날 우리 문명이 발달해서 사람의 의식을 전송할 수 있는 날이 왔을 때의 우주선 안이다. 근데도 우리는 비과학적이고, 비도덕적인 일들을 그때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 슬프게 한다. 인간은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합리적이고 있을 법한 일들만 믿기 마련이다. 근데도 강도들의 레플리카에 대한 악의적인 행동도 이해할 수 없고 마지막 결말도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합리적인 줄 알았던 우리도 이미 감정적으로 결론을 먼저 내려버리고, 그에 맞는 "이유"만을 합리적으로 생각할 뿐인 것 같다.
인간의 비합리성이 어디서 오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왜 인간은 터무니 없는 음모론을 믿는가? 왜 정치인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는가? 왜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굳이 되돌리는 나라들이 있는가? 인간은 제한된 정보 내에서 자신이 살아오면서 쌓아온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한 명 한 명 모두 저마다의 시각이 존재한다. 그래서 내게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 것도 다른 사람 눈에는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럼 이런 스토리처럼 일순간의 비극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개개인의 양심과 최선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할까? 데이비드는 한 가정의 남편, 우주선 파일럿, 유능하고 절친한 동료 였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일어난 비극은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동료인 클리프에게도 큰 아픔일 것이다. 더불에 이들이 속한 지구상의 집단은 데이비드의 아픈 상처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야 했다. 어쩌면 그저 재밌게 만들기 위해 이 에피소드의 작가가 스토리를 한 번 꼬으려고 했던 결말인데 내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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