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5. 17:40ㆍ이슈
살해 현장을 찾거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게 되면 사형제 존치론자가 되고, 사형수들을 만나게 되면 사형제 폐지론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뉴스나 어느 매체에서 극악무도한 살인자, 희대의 살인마라고 떠들어대도 만나보면 결국 사람이더라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근 30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이 되었지만 언제든지 다시 사형이 부활할 수 있다.
주인공 문유정, 정윤수 모두 다 자신의 삶에서 행복이란 없던 사람들이다. 문유정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가수도 해보고 백으로 유학다녀와서 어느 교수를 하고 있지만 17살 사촌 오빠에게 강간당하고 난 뒤에는 자살 미수에 이르고 가족 간의 불화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게 된다.
정윤수는 어릴 때 어머님이 집을 나가시고 아버지는 술에 중독이 되었다. 술만 드시면 동생 은수를 때린다. 윤수는 은수를 위해 배고프지만 급식을 모아 은수에게 준다. 은수가 괴롭힘을 당하면 어떻게든 복수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마저 농약을 먹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고아가 된 두 형제는 길거리를 떠돌고 앵벌이도 하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소년원에 갔다오기도 하지만, 은수가 죽자 나쁜 길로 빠져든다.
윤수는 회개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손을 씻었으나 급하게 수술 비용을 대기 위해 한탕하려다가 일을 저지르고 사형대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는 원래 하지 않았던 강간 및 살인의 누명도 모두 쓰게 된다. 공범인 형의 자수 때문이다.
그들 둘은 문유정의 고모이자 정윤수의 교도소의 종교위원인 모니카 수녀를 통해 만나게 된다. 그리고 가짜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생의 의미를 알게 된다. 문유정에겐 쓰레기같이 버려도 되는 30분이 사형수에게는 소중한 30분이고, 계절의 변화도 마지막일지 몰라 소중하다는 것도 배웠다. 정윤수도 누구를 사랑하는 법을 몰랐는데 비로소 천사가 되어 베풀고 사랑하고 삶을 소중히 생각하게 되자, 사형대로 올려진다.
공지영 작가가 이 한 작품을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것 같다. 완성도도 높고 모두 경험한 사실들이 풍부하게 반영되어 있어서 글의 몰입도가 높았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과 사랑, 그리고 내 삶에 대한 애정 이런 모든 것들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물론 영화를 강동원과 이나영 때문에 영화를 봤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이제와 글로서 보니 더욱 마음이 풍부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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