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5. 19:32ㆍ이슈
요즘 영화계에 보기드문 빠른 전개
약속이나 한 듯이 2시간을 넘어 3시간에 육박하는 요즘 영화계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97분짜리 담백한 영화가 나왔다. 지난해 이정재 감독의 헌트가 스릴러 첩보 영화로서 꽤 괜찮은 수준을 보여줬다면, 올해 정우성 감독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액션영화가 탄생했다. 배우로서 '헌트'에서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는 감독으로서 그의 첫 데뷔작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쉬지 않고 계속 좋은 작품, 좋은 연기로 찾아오는 정우성을 볼 때마다 한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는 이미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으로 초청되었고 한국에서는 8월 15일 개봉한다.
2023년 8월 15일 개봉
액션, 97분, 15세 관람가
감독 : 정우성
배우 : 정우성(수혁), 김남길(우진), 박성웅(응국), 김준한(성준), 박유나(진아)
감독이 직접 밝혔듯이 이 영화는 군더더기가 없고 시원한 전개를 선보인다. 스토리텔링을 단순화해서 불필요한 정보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몰입하기 쉬워진다. 마치 아저씨, 레옹, 존윅 등을 볼 때와 같이, 사람들은 통쾌한 액션과 권선징악의 서사에 쉽게 스며드는 것과 같다. 장편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초반부터 많은 정보를 던져주는 것이 요즘 트렌드인데 보호자는 세계관, 인물, 설정에 힘을 들이지 않았다. 아마 정우성 감독은 내러티브의 힘은 스토리의 방대함보다는 개연성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눈을 사로잡는 액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특히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 배우는 보는 내내 집중하게 만드는 연기를 펼쳤다. 어린아이가 장난치는 듯한 순수함으로 사람을 처리하는 모습같이 소름 돋는 모습을 보여줬다.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력
“살면서 내가 선택했던 모든 것을 다 후회했어.”
- 영화 '보호자'의 시놉시스 중 수혁의 대사
수혁은 조직의 보스 대신 감옥살이를 한 후 돌아와, 새로운 보스 용국에게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 한 후부터 전개된다. 수혁은 자신에게 몰랐던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지키기 위해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수혁에게 새로운 보스 용국은 배신감을 느끼고 2인자 성준에게 감시를 지시한다. 그리고 성준은 수혁에게 열등감을 느낀 나머지 우진과 진아에게 처리하라고 지시한다. 수혁은 딸을 보호하려고 하고, 용국과 성준은 조직을 보호하려고 하고, 우진과 진아는 서로를 보호하려고 한다. 각자 보호해야 할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게 되는 구조다. 사람 외에도 내가 속한 조직, 내가 사는 장소를 보호하는 모습 때문에 이런 갈등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가족과 친구, 연인을 지키고자 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을 지키고자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마치 놈놈놈에서 보았던 것 같은 서부 개척 시대의 색감과 비열한 거리에서 봤던 절제되었지만, 깔끔한 액션신이 떠올랐다. 다시 말해 정제되지 않은 순도 높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화면에서 전해졌다. 마치 직접 보는 듯한 핸드헬드 카메라의 적절한 활용과 날카로운 화면 구성은 앞으로 정우성 감독이 보여줄 액션들이 이런 스타일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유머러스함을 놓치지 않았다. 거칠고 목표지향적인 수혁의 느낌과는 다르게, 우진과 진아의 액션은 장난스럽다.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에 완급 조절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몰입도를 완성했다. 또한 조직의 2인자로 나오는 성준은 영화 '비열한 거리'를 연상케 하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로써 캐릭터들의 다양한 개성을 통해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끝까지 밀고 나간다.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시원한 액션과 배우들의 명연기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다. 단조로운 스토리보다는 좀 더 생각하게 되는 영화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이하드, 존 윅, 본 시리즈, 콘스탄틴 같이 믿고 보는 액션 영화를 만드는 정우성 감독을 기대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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